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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하 - 여행의 이유
    독후감 2019. 8. 27. 15:34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여행을 자주 다녀보지 못했다. 그냥 집에 있는 게 싫을 뿐. 주말이면 어디론가 나가고 싶지만 그게 정말 새로운 여행지는 아니었다. 단지 전주 객사 근처를 떠돌았을 뿐이다. 여행에 관심이 있으나 정작 움직이지는 않는 나에게 여행의 이유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에 바로 꽂혔던 것 같다.

     

     저자는 여행의 이유가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임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은 단순히 광고 카피에서 이야기하는 짜릿하고 새로운 경험만을 추구하는 그런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상처들, 그 상처들을 외면하고자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집을 떠나 낯선 장소에 가는 이유이기도 하며, 깨끗하게 정돈된 호텔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행은 피하고자 하는 것. 나는 항상 여행이랑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여행을 가고 싶은 때는 일상이 힘들고 피하고 싶을 때였다. 대학생 때는 대외활동을 통해 많은 것들을 경험했고 그것에 만족했다. 딱히 여행이 필요하지 않는 나날들이었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웠기에 여행 또한 그런 종류의 하나이고, 그래서 여행을 좋아할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혼자 용기 있게 여행을 떠나본 적은 없다. 오히려 내 친구 ○○은 대학시절을 무료하게 보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졸업 후에 많은 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나에게 여행이란 어떤 느낌이었기에 시도하지 못했을까.

     

     지금 이 순간 나는 여행을 가고싶다. 신혼여행으로 갔던 코타키나발루가 가끔 생각난다. 일상으로 돌아와서 몇 번의 상처를 받고서야 비로소 생각나는 그때의 추억. 확실히 나는 지금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지금의 상처들을 여기에 두고 잠시 잊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싶다. 여행이란 새로운 경험이고, 무조건 많은 것들을 보고 체험해야 한다는 강박이 사라지자 여행을 시작하기가 훨씬 덜 부담스러워진 느낌이다. 그런 면에서 호캉스도 나쁘지 않겠지. 가고 싶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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